“시간‧장소에 상관없는 재택근무, 월 200만~300만원 이상 수익 가능합니다.”
“서류전형에 통과했습니다. 화상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니 첨부된 URL(인터넷주소)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주세요.”
일자리를 미끼로 개인정보와 금품을 뜯어내는 취업 사기가 지속되고 있다. 피해자는 20~30대 청년층부터 부업을 하려는 주부,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간절한 마음을 악용해 뜯어낸 개인정보로 불법 대출을 받는 등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취업 사기 사례와 예방법을 알아보자.
◆유명 기업 사칭 피해 증가…‘화상 면접’ 사기도=5일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구직자를 대상으로 대표번호가 아닌 ‘카카오채널‧아이디’를 비롯해 ‘텔레그램’, ‘개인 휴대전화 번호’ 등을 통해 발송된 메시지로 연락해 취업이나 부업을 제안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 A씨도 유명 온라인 쇼핑몰을 사칭한 문자에 속았다. 업무는 단순했다. 쇼핑몰에서 파는 제품을 산 것처럼 후기를 작성하는 것. 후기 작성을 위해서는 일시적으로 물품을 구매해야 했다. 대신 입금한 돈은 물론 물품 가액의 10~15%를 수수료로 지급해 월 200만~300만원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했다.
물품 후기만 열심히 작성하면 될 줄 알았던 일자리는 전형적인 ‘쇼핑몰 부업 사기’였다. 업무담당자는 입금을 받은 뒤 잠적했고 A씨는 수수료는커녕 원금도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 A씨와 같은 유형의 사기로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피해액은 지난해 33억6500만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치다.
B씨는 ‘서류전형에 통과했다’는 연락을 받은 뒤 화상 면접을 위해 필요하다는 앱을 설치했다가 피해를 봤다. 그는 인사 담당자의 안내대로 휴대전화의 보안 설정을 해제하고 앱을 설치한 뒤 면접 코드를 제출했다.
하지만 면접은 진행되지 않았고 B씨의 휴대전화는 먹통이 됐다. 화상 면접을 위한 것인 줄 알았던 앱은 B씨의 휴대전화를 원격 조종해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한 용도였다. B씨는 해외송금과 소액결제 등으로 수백만원의 피해를 봤다.
◆취업 사기 예방하려면=취업 사기 유형은 크게 ▲개인정보 탈취 ▲금전 요구 등으로 나뉜다. 먼저 개인정보 탈취는 입사에 필요한 이력서‧졸업증명서‧자기소개서 등을 넘어 인감처럼 중요한 개인정보까지 요구하는 경우다. 이들은 취업준비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불법 대출을 받거나 대포통장 혹은 신용카드를 만드는 등 각종 범죄에 사용한다.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는 교육 이수를 위해 수강료를 내야 한다고 하거나 취업을 대가로 물품 구매를 강요하는 등 사례다. 또 정규직 전환을 명목으로 청탁비를 요구하거나 실제 기업을 사칭해 돈을 받아내는 경우도 있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원하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공식적인 전화번호와 이메일로 온 연락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사 담당자의 신원을 확인해 회사 측에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업 정보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나 전자공시시스템 DART, 워크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정보는 필요한 것만 전달해야 한다. 만약 개인 금융정보가 담긴 공인인증서, 체크카드, 통장이나 카드 비밀번호 등을 요구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특히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은 절대로 설치하면 안 된다.
금품이나 사례금 요구도 거절해야 한다. 정상적인 회사라면 신입사원 교육에 필요한 교육비를 받지 않으므로 수강료나 교재비를 요구하고 물품 구입을 강요한다면 취업 사기일 확률이 매우 높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취업 사기가 위심되면 즉시 경찰서로 신고해 달라”며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개인정보보호협회 신고센터에 신고해 추가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